폭두고딩&백수 타나카 시리즈.
Weblog 2008/02/28 16:27 |메이저 블로거 M님의 추천을 받아, (사실 전부터 인터넷에 떠돈 모 에피소드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단숨에 읽어버린 만화.
만화의 초반은 마치 <이나중 탁구부>와 <멋지다 마사루>의 중간쯤에 위치한,
그저 그런 일본식 학원개그물처럼 느껴졌다. 사실, 초반 개그도 위의 작품들에 비하면 영 약했고.
그러나 <폭두고딩> 초반부가 넘어가면서, 묘하게 사실적인 캐릭터들과 맞물려 개그가 탄력을 받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작가의 일러스트 실력 또한 성장하며 결국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작품이 되어버린다.
오랜만의 제대로된 일본식 화장실 개그도 개그지만, 무엇보다 이 만화의 매력은
앞서 말한대로 ‘묘하게 사실적인’ 캐릭터에 있는 것 같다.
천연 아프로 머리를 하고 있는 것(본인은 아프로 스타일이 뭔지도 모른다) 외에 전혀 주인공다운 기질을 보여주지 않는 타나카를 비롯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하루하루 똥만드는 기계’ 같은 삶이지만 자신은 그저 강 위에 ‘흘러가는’ 삶을 살고 있다는 무라타,
언제나 번뜩이는(사실 쓸데없는) 추리력과 함께 궤변을 늘어놓는 오오사와,
겉은 멀쩡하게 생겼지만 사실 삐리리 생각만 가득한 오카모토,
시를 짓는 귀차니스트 이노우에까지,
니트족, 후리타족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일본의 루저들, 그들의 삶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되 (루저들을 바라보는 대다수의 시선과는 달리) 그들의 삶을 희화화시키지는 않는다.
루저들이 살아가는 이유를 찾아내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 따위는 나오지 않는 것이다.
단지 고딩을 졸업하고 사회초년생이 되어 상처받고 또 상처입히며 ‘살아가는’ 그대로의 모습만을 보여줄 뿐이다.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철드는 것이고, 성장하는 것일테지만.
(물론 태생이 개그만화인만큼 끝까지 개그 센스를 잃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루저의 삶에 대한 냉소가 아니라, 따뜻한 시선 그 자체이다.)
그리하여 이 만화는, 한국사회의 루저 귀퉁이에 속해있는 나에게 따뜻한 봄햇살처럼 다가왔다.
때론 상처도 입고, 때론 좌절도 하겠지만,
모닥불에 둘러 앉아 맥주 한 캔씩 나누며 쓰잘데기 없는 농을 씨부릴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건, 그것 자체만으로도 살 만한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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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스스로에게 규정하는 identity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그러한 것 들이 불가침적인 성격마저 지닌다는 것을 인정해도,
너는 네 생각보다 가진 것이 많다.
가끔 너의 루저 찬양을 보면, 화끈한 루저가 되지 못함에 대한 동경의 시선마저 느껴진다.
루저에 화끈한 루저가 있나요.
어찌 기록하다보니 루저에 대한 글을 자주 썼던게 사실이지만, 저는 말하자면 루저에 대한 문화적 현상들이 점점 더 많이 표출되는 것에 주목하고 싶어요. 그것은 루저 찬양이 아니라, 루저에 대한 공감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다 주화입마를 당한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다른 것-사람이든, 사물이든-에 대한 이해, 나는 그것을 취하고 싶을 뿐입니다.
너의 이야기를 잘 듣고싶네.
사실 술먹고 댓글 단거라능. 킁
아니 내가 어딜봐서 메이저...
어 이 만화 나도 가장 와닿았던 점이.
루져시키들을 막장으로 몰고가지는 않아, 그렇다고 딱히 "그래도 우리는 자유인" 이런 궤변을 늘어놓지도 않고. 그냥 네셔널지오그래픽 침팬지 특집처럼 조명만할뿐이니까. 근데 루져의 삶이라는게 사실 컬트적인 재미가 있고, 또... 우리는 살짝 코드가 들어맞았잖아 거기에 ㅋㅋ
그리고 난 공민관 걸레가 좋다!!! 학학
혹시 걸레 모에??